The Séance of Blake Manor
Nov 3, 2025
Nov 3, 2025

76561198331555490
Recommended25 hrs played (25 hrs at review)
저택에서 실종된 한 여인을 찾기 위해 대규모 교령회에 참여하게 되는 한 사립 탐정이, 저택의 비밀과 교령회에 참가하는 신비주의자들에 대해 알아가며 진상을 서서히 밝혀가는 이야기.
The Seance of Blake Manor 라는 게임의 제목을 직역하면 "Blake 저택에서의 교령회 / 영매술 의식" 으로, 교령회에 참여하기 위해 저택까지 왔다가 실종된 여인인 Evelyn Deane 을 찾아내기 위해 주인공인 사립 탐정 Declan Ward 가 탐구하는 행사이기도 하다. 명성 있는 대저택 안에서 단순히 한 사람이 실종되었다면 탐정에게 맡기는 게 아니라 주변 경찰과 협력하는 게 더 빠르다고 생각할 수도 있으나, 세 가지 이유 때문에 주인공은 저택 내 정체를 모르는 사람에게서 실종과 관련된 편지를 받고 이 사건을 해결하게 위해 나서게 된다. 먼저, 이 게임의 시대적 배경은 1897년으로, 현대 사회와 다르게 실종된 사람을 찾는 일이 그리 신속하게 벌어지지 않는다. 두 번째로, 이 게임의 세계관은 게임 내 오컬트적 및 초자연적인 현상들이 자연스럽게 일어나는 세계관으로, 정확히 말하자면 우리가 사는 세상처럼 이런 오컬트와 관련된 신비주의자들이 다수를 차지하는 건 아니지만, 게임 내 이런저런 마법 의식들 및 비현실적인 사건들이 실제로 일어나기 때문에 요즘 나오는 특수설정 미스터리 / 추리 소설처럼 너무 현실적인 접근 방식으로는 해결을 할 수 없는 사건이다. 마지막으로, 한 사람이 실종되었다면 교령회에 참여하는 사람들 사이에서도 말이 나와야 되는데, 이상하게도 저택에 있는 사람들은 Evelyn Deane 에 대한 기억이 싹 다 지워진 것처럼 행동하였으며, 실제로 저택 내 사람들에게 실종된 여인이 어디로 갔는지 물어보면 누군가 억지로 기억을 흐릿하게 만든 것처럼 확실한 대답을 하지 못한다. 이를 알게 된 Declan Ward 는 그녀가 아직도 이 저택 어딘가에 감금되어 있다는 결론을 내리고, 저택 안의 모든 용의자들의 이야기를 들어 보면서 누가 이 납치극을 벌였는지, 그리고 저택에 도착하고 이틀 뒤 저녁에 일어나는 교령회를 막기 위해 용의자들의 과거를 캐고 그들의 부탁을 들어주는 게 게임의 주요 스토리 내용이다. 사실 용의자들의 과거를 캐는 과정이 썩 윤리적인 건 아닌데, 저택 안에 마스터키를 훔쳐서 각 방에 몰래 침입해서 방 안의 증거물들 및 용의자들의 어두운 비밀들을 싹싹 다 긁어 먹은 뒤 이를 추궁하는 방식이기 때문이다. 그래도 주인공의 개입이 없었다면 교령회에 참여하는 모든 사람들이 끔찍한 죽음을 맞는 배드 엔딩밖에 없다는 걸 생각해 보면, "저택의 비밀을 푸는 과정이 썩 깨끗하지 않다 하더라도 결과가 중요하면 된 거 아닐까?" 라는 의문이 저절로 들게 될 것이다.
게임의 스토리에 대한 서론은 여기까지 이야기하고, 그러면 이 게임은 어떤 게임인가? The Seance of Blake Manor 에 대한 특징들을 몇 가지 적어 보자면 다음과 같다:
> 같은 개발자의 전작인 The Darkside Detective 가 조금 더 유머러스한 톤의 스토리를 지니고 있고 느긋하게 즐길 수 있는 포인트 앤 클릭 장르 게임이었다면, 이 게임의 경우 스토리가 더 진중하며 게임 내 시간 제한이 존재한다. 스토리에 대한 전반적인 감상은 밑에서 이야기하고, 게임 시스템의 경우 플레이어가 행동을 할 때마다 게임 내 시간이 흐르게 되며, 1시간마다 용의자들이 움직이고 저택 내 특정 이벤트 - 식사 또는 신화 관련 강의들에 주인공이 참여할 수 있다 - 가 일어나기 때문에, 시간을 물처럼 낭비한다면 최적의 결말을 맞지 못하고 교령회에 참여한 사람들이 사망하는 걸 무력하게 볼 수밖에 없을 것이다. 전작과 다른 방향성의 게임플레이를 지녀서 그런가 스팀 토론 및 부정적 평가들에 "굳이 시간 제한을 넣을 필요가 있었냐?" 라고 의문을 표하는 사람들이 다소 보이며, 실제로도 1회차 플레이 도중에도 트루 엔딩을 보기 위한 시간이 부족하게 되자 이와 같은 생각이 저절로 들게 되었다. 하지만, 솔직히 말해서 이 게임 내 시간 제한 시스템은 굉장히 너그러운 편이며, 2회차 때는 시간을 덜 낭비하는 법을 배우고 좀 더 최적화된 방향으로 게임을 플레이하자 오히려 3시간을 남기고 트루 엔딩을 볼 수 있게 되었다. 어떤 면에서 이 시스템이 자비로운가? 먼저, 앞의 문장에서 살짝 언급하기는 했지만, 게임 내 시간이 실시간으로 사라지는 게 아니라, 시간을 소비하는 선택지를 고를 때만 시간이 줄어든다. 이게 뭔 헛소리냐고 생각할 수 있는데, 용의자들에게 질문하기 / 식사와 같은 이벤트에 참여하기 / 단서를 확인하기 등등의 행동을 할 때 몇 분이 시간 제한에서 차감되는지 게임이 확실히 알려주며 (대부분 질문 1개 및 단서 확인 1개당 1분이라는 정직한 시간 환전 비율을 지키고 있으며, 특정 이벤트에 참여할 때는 10분 이상 걸리긴 하지만 흔한 일은 아니다) 그 외의 행동은 게임 내 시간과 관련이 없다. 이 때문에 특이하게도 장소를 이동하는데 / 저택 내 이곳저곳 돌아다니는 데 아무런 시간이 들지 않는데, 이로 인해 플레이어가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벤트가 발생하기 전 무조건 정해진 장소로 미리 가야 한다는 압박감을 전혀 느끼지 않으며, 플레이어가 클릭만 신중히 한다면 탐험을 여유롭게 즐길 수 있다. 두 번째로는, 게임 내 플레이어에게 주어지는 시간이 생각보다 많다는 점이다. 매일 약 8 ~ 9 시간 정도 탐험하는 데 소모하며, 몇몇 시간이 오래 걸리는 이벤트를 제외해도 이틀 동안 12시간 정도는 완전한 자유 시간으로 주어진다. 탐색 관련 클릭 하나당 약 1분 소모된다는 걸 생각하면, 괴상한 질문들을 모두 누르는 데 시간을 낭비하지만 않는다면 탐색에 있어 시간이 과하게 모자랄 일은 없을 것이다. 실제로도 1회차 때 헛짓거리를 많이 했지만 진엔딩 관련 진행을 약 75% 정도 성공했으며, 아무런 사전 지식 없이 첫 회차때 최적의 결말을 보는 게 불가능한 건 전혀 아니다. 즉, 게임 내 시간 제한이 뻑뻑하거나 부조리한 건 아니며, 오히려 대다수의 포인트 앤 클릭 게임에서 보이는 "무지성으로 클릭하기" 를 방지함과 동시에 게임 내 선택지를 누르기 전 한 두 번 정도 생각하고 결정하는 동기 + 시간에 쫓긴다는 탐정의 심정에 공감하는 몰입감을 제공해 주었다고 생각한다.
> 오히려 다른 부정적 평가들에서 공감했던 점은 생각보다 탐험의 폭이 좁다는 점 및 추리 게임이라는 장르로 이 게임을 접하면 쉬운 난이도에 당황할 것이라는 점이었다. 전자의 경우, 물론 모든 탐험 게임이 무한한 컨텐츠를 제공할 수는 없지만, "선택의 중요성" 이라는 태그가 붙은 것 치고는 중요한 선택지가 별로 없으며 오히려 직선형 구조를 지니고 있다. 엔딩 분기가 갈리는 것도 교령회가 일어나기 전 모든 용의자들의 과거를 알아내고 그들을 얼마나 도와줬는가 (즉, 얼마나 게임을 완료했는가) 로 갈리며, 게임의 결말 부근에서 누가 납치범이었는지 추리를 실패하면 나오는 끔찍한 엔딩 빼고는 플레이어가 잘못된 선택을 했다고 해서 엔딩이 변하는 건 없다. 물론 용의자를 알아내는 과정에서 탐험 요소를 맛보고 재미를 느끼는 것이기에 이에 대한 심한 불만을 느끼지는 않았으나, 광활한 저택에서 펼쳐지는 어드벤처 및 다양한 선택지 면에서 흥미로운 게임플레이를 원했다면 실망을 할 수 있기에 평가에 미리 적어 놓는다. 후자의 경우, 게임의 분위기만 보면 본격 추리 소설들처럼 두뇌 싸움을 많이 해야 할 것 같지만, 실제로는 건실하게 저택을 돌아다니며 미스터리를 차근차근 풀어가다 보면 자연스레 범인이 한 명으로 좁혀지게 된다. "잘 쓴 추리 소설이라면 독자가 그렇게 유추하는 건 당연한 게 아닌가?" 라고 생각할 수 있는데, 황금 우상 사건같은 어려운 추리 게임에서 단서를 다 눈앞에 주는데도 머리를 내려치며 추리를 겨우 성공했던 걸 생각하면, 이 게임은 오히려 훨씬 쉬운 게임인 오리 탐정 시리즈처럼 "아니 게임을 진행했을 뿐인데 사건이 해결 되었다니까?" 라는 말이 저절로 나오게 된다. 게다가 게임의 결말 부분에서 범인에 대한 단서가 하나 더 풀리게 되는데, 이 단서가 범인을 특정하는데 너무나도 강력한 단서여서 추리의 난이도가 급격히 하락하게 된다는 것도 아쉬운 점이었다. 실제로도 1회차 때 단서 두 개를 제대로 못 써먹었는데 마지막 단서를 보고 바로 범인을 찾는 데 성공하였으니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말 전의 부분에서는 범인에 대한 단서 떡밥 뿌리기를 적당하게 잘 하였다고 생각하며, 20명 정도나 되는 다양한 용의자들을 잘 버무려 넣었다는 점은 마음에 들었기 때문에, 추리의 난이도만 제외한다면 이와 관련된 시스템 및 스토리 구조는 잘 설계하였다고 생각한다. 참고로 게임 진행에 있어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 Tab 키를 눌러서 맨 좌측의 Mysteries 를 누른 뒤, 각 미스터리 및 용의자 항목을 누르면 무엇을 해야 이에 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지 대놓고 알려주므로, 텍스트를 대강 읽다가 뭘 해야하는지 까먹었다면 해당 메뉴를 톡톡히 활용하도록 하자.
> 그렇다면 스토리는 어떠한가? 범인을 검거하는 과정의 난이도 및 추리 관련 게임플레이를 제외하고 순수하게 스토리만 따져 보자면, 의외로 그렇게 나쁜 스토리는 아니었다. 여러 명의 용의자에 대해 알아가는 과정 및 각 인물의 개성과 그들이 어떻게 Evelyn Deane 과 연관되어 있는지는 생각보다 잘 쓰여져 있었으며, 용의자들의 과거를 알아내고 그들의 고충을 해결하는 게 범인을 검거하는 과정과 잘 녹아 들어가지 않는다는 부정적인 평가도 보이기는 했으나, 개인적으로 그 정도로 많이 신경 쓰이지는 않았다. 오히려 이보다 더 진입 장벽을 느낄 수 있는 건 게임 내 스토리의 소재인데, 게임 내 오컬트 및 초현실적 요소의 대부분이 아일랜드의 설화에서 유래하였기 때문에 이 쪽 소재에 대한 사전 지식이 없다면 몇몇 이야기의 흐름을 따라가고 받아들이는 게 힘들 수 있다. 다행히 게임 내 도서관에서 각종 자잘한 소재에 관한 지식을 읽어 볼 수 있다만, 아일랜드의 역사 및 설화에 관심이 없다면 이를 읽는 게 살짝 지루할 수 있다. 그래도 게임의 주요 스토리 흐름이 난해하지 않기 때문에, "이 책들을 다 읽지 않는다면 스토리가 이해가 되지 않아서 지루하게 느껴질까?" 라는 고민을 가질 필요는 없다. 엔딩에 와서 밝혀지는 진상 및 결말은 충분히 임팩트 있었으며, 눈치가 빨랐다면 결말을 예상할 수도 있겠지만 그 정도로 뻔한 스토리는 아니었다고 생각한다. 한 가지 마음에 들었던 점은 엔딩 이후 나오는 후일담인데, 범인이 아닌 사람들을 성공적으로 구해서 교령회 이후 사망하지 않으면, 사건 이후 무엇을 하게 되었는지 짧은 텍스트와 일러스트를 보여주기 때문에, 마치 스토리 기반 게임의 엔딩을 본 뒤 에필로그를 감상하는 듯한 재미를 느낄 수 있다. 참고로 트루 엔딩 (모든 구할 수 있는 사람들을 구하는 최적의 엔딩) 을 보게 되면 여기에 더해 일반 엔딩에서 안 나오는 추가 컷씬이 나오니, 스토리가 진정으로 마무리 되는 듯한 느낌을 받고 싶다면 트루 엔딩을 노리는 걸 권장한다.
결론적으로, 난이도 면에서 아쉽기는 하지만 그래도 구조 자체는 탄탄한 추리 기반 게임플레이 구조, 흥미를 가지게 만드는 소재의 활용 및 다양한 개성의 인물들을 활용하여 나온 매력적인 스토리, 그리고 평가 자체에는 언급하지 않았으나 훌륭한 비주얼 및 음울한 분위기를 조성하는 사운드의 적절한 활용을 버무려서 나온, 여러모로 나쁘지 않은 게임이여서 추천. 플레이타임의 경우 1회차 기준 12시간이 걸려 엔딩을 보았으며, 생각보다 분량이 적은 게임은 아니라 가격 대비 플레이타임이 그렇게까지 아쉬운 게임은 아니다. 다만 게임을 직접 플레이하며 크게 거슬리는 점이 한 가지 있었는데, 왜인지 모르겠는데 게임 중간중간 로딩이 잦아서 게임의 흐름을 끊어 먹는다는 점이었다. 게임 최적화 문제는 아닌 거 같은데 - 게임을 플레이하며 정원 구역을 로딩할 때 버벅임이 발생하는 것 빼고는 버그 및 진행 관련 이슈가 없었다 - 이상하게 로딩이 많아서 자꾸 게임 진행이 약간씩 멈추는 게 신경에 거슬렸다. 그래도 게임이 출시된 지 얼마 되지 않았으니, 이러한 문제점들을 이후 업데이트로 완화할 수 있기를 바란다.
여담) 스팀 업적의 경우, 100% 달성이 그렇게 어렵지는 않으나 트루 엔딩 1번 및 배드 엔딩 1번을 봐야 해서, 1회차 플레이 안에 이 두 업적을 동시에 따는 건 놓치기 쉽다. 회차 플레이에 크게 신경쓰지 않는다면, 1회차 때는 본인이 원하는 대로 플레이하고, 2회차 때는 용의자들을 도와 주되 각 인물의 퀘스트를 완료하기 직전에 맞춰 놓고 > 해당 세이브파일에서 배드 엔딩을 본 뒤 > 불러오기를 하고 모든 인물들을 도와 줘서 트루 엔딩을 본다면 어느 정도 회차 노가다를 완화할 수 있을 것이다. 참고로 게임 내 시간 빨리 감기 및 시간 되돌리기 (정확히 말하면 1시간 단위로 되돌리기 때문에, 너무 미세한 시간 조작은 기대하지 말고 특정 이벤트를 놓쳤다면 이를 만회하기 위해서만 쓰자) 를 지원하며, 자동 세이브가 매우 꼼꼼한 게임이기 때문에 게임 내 편의성은 잘 갖춰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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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택에서 실종된 한 여인을 찾기 위해 대규모 교령회에 참여하게 되는 한 사립 탐정이, 저택의 비밀과 교령회에 참가하는 신비주의자들에 대해 알아가며 진상을 서서히 밝혀가는 이야기.
The Seance of Blake Manor 라는 게임의 제목을 직역하면 "Blake 저택에서의 교령회 / 영매술 의식" 으로, 교령회에 참여하기 위해 저택까지 왔다가 실종된 여인인 Evelyn Deane 을 찾아내기 위해 주인공인 사립 탐정 Declan Ward 가 탐구하는 행사이기도 하다. 명성 있는 대저택 안에서 단순히 한 사람이 실종되었다면 탐정에게 맡기는 게 아니라 주변 경찰과 협력하는 게 더 빠르다고 생각할 수도 있으나, 세 가지 이유 때문에 주인공은 저택 내 정체를 모르는 사람에게서 실종과 관련된 편지를 받고 이 사건을 해결하게 위해 나서게 된다. 먼저, 이 게임의 시대적 배경은 1897년으로, 현대 사회와 다르게 실종된 사람을 찾는 일이 그리 신속하게 벌어지지 않는다. 두 번째로, 이 게임의 세계관은 게임 내 오컬트적 및 초자연적인 현상들이 자연스럽게 일어나는 세계관으로, 정확히 말하자면 우리가 사는 세상처럼 이런 오컬트와 관련된 신비주의자들이 다수를 차지하는 건 아니지만, 게임 내 이런저런 마법 의식들 및 비현실적인 사건들이 실제로 일어나기 때문에 요즘 나오는 특수설정 미스터리 / 추리 소설처럼 너무 현실적인 접근 방식으로는 해결을 할 수 없는 사건이다. 마지막으로, 한 사람이 실종되었다면 교령회에 참여하는 사람들 사이에서도 말이 나와야 되는데, 이상하게도 저택에 있는 사람들은 Evelyn Deane 에 대한 기억이 싹 다 지워진 것처럼 행동하였으며, 실제로 저택 내 사람들에게 실종된 여인이 어디로 갔는지 물어보면 누군가 억지로 기억을 흐릿하게 만든 것처럼 확실한 대답을 하지 못한다. 이를 알게 된 Declan Ward 는 그녀가 아직도 이 저택 어딘가에 감금되어 있다는 결론을 내리고, 저택 안의 모든 용의자들의 이야기를 들어 보면서 누가 이 납치극을 벌였는지, 그리고 저택에 도착하고 이틀 뒤 저녁에 일어나는 교령회를 막기 위해 용의자들의 과거를 캐고 그들의 부탁을 들어주는 게 게임의 주요 스토리 내용이다. 사실 용의자들의 과거를 캐는 과정이 썩 윤리적인 건 아닌데, 저택 안에 마스터키를 훔쳐서 각 방에 몰래 침입해서 방 안의 증거물들 및 용의자들의 어두운 비밀들을 싹싹 다 긁어 먹은 뒤 이를 추궁하는 방식이기 때문이다. 그래도 주인공의 개입이 없었다면 교령회에 참여하는 모든 사람들이 끔찍한 죽음을 맞는 배드 엔딩밖에 없다는 걸 생각해 보면, "저택의 비밀을 푸는 과정이 썩 깨끗하지 않다 하더라도 결과가 중요하면 된 거 아닐까?" 라는 의문이 저절로 들게 될 것이다.
게임의 스토리에 대한 서론은 여기까지 이야기하고, 그러면 이 게임은 어떤 게임인가? The Seance of Blake Manor 에 대한 특징들을 몇 가지 적어 보자면 다음과 같다:
> 같은 개발자의 전작인 The Darkside Detective 가 조금 더 유머러스한 톤의 스토리를 지니고 있고 느긋하게 즐길 수 있는 포인트 앤 클릭 장르 게임이었다면, 이 게임의 경우 스토리가 더 진중하며 게임 내 시간 제한이 존재한다. 스토리에 대한 전반적인 감상은 밑에서 이야기하고, 게임 시스템의 경우 플레이어가 행동을 할 때마다 게임 내 시간이 흐르게 되며, 1시간마다 용의자들이 움직이고 저택 내 특정 이벤트 - 식사 또는 신화 관련 강의들에 주인공이 참여할 수 있다 - 가 일어나기 때문에, 시간을 물처럼 낭비한다면 최적의 결말을 맞지 못하고 교령회에 참여한 사람들이 사망하는 걸 무력하게 볼 수밖에 없을 것이다. 전작과 다른 방향성의 게임플레이를 지녀서 그런가 스팀 토론 및 부정적 평가들에 "굳이 시간 제한을 넣을 필요가 있었냐?" 라고 의문을 표하는 사람들이 다소 보이며, 실제로도 1회차 플레이 도중에도 트루 엔딩을 보기 위한 시간이 부족하게 되자 이와 같은 생각이 저절로 들게 되었다. 하지만, 솔직히 말해서 이 게임 내 시간 제한 시스템은 굉장히 너그러운 편이며, 2회차 때는 시간을 덜 낭비하는 법을 배우고 좀 더 최적화된 방향으로 게임을 플레이하자 오히려 3시간을 남기고 트루 엔딩을 볼 수 있게 되었다. 어떤 면에서 이 시스템이 자비로운가? 먼저, 앞의 문장에서 살짝 언급하기는 했지만, 게임 내 시간이 실시간으로 사라지는 게 아니라, 시간을 소비하는 선택지를 고를 때만 시간이 줄어든다. 이게 뭔 헛소리냐고 생각할 수 있는데, 용의자들에게 질문하기 / 식사와 같은 이벤트에 참여하기 / 단서를 확인하기 등등의 행동을 할 때 몇 분이 시간 제한에서 차감되는지 게임이 확실히 알려주며 (대부분 질문 1개 및 단서 확인 1개당 1분이라는 정직한 시간 환전 비율을 지키고 있으며, 특정 이벤트에 참여할 때는 10분 이상 걸리긴 하지만 흔한 일은 아니다) 그 외의 행동은 게임 내 시간과 관련이 없다. 이 때문에 특이하게도 장소를 이동하는데 / 저택 내 이곳저곳 돌아다니는 데 아무런 시간이 들지 않는데, 이로 인해 플레이어가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벤트가 발생하기 전 무조건 정해진 장소로 미리 가야 한다는 압박감을 전혀 느끼지 않으며, 플레이어가 클릭만 신중히 한다면 탐험을 여유롭게 즐길 수 있다. 두 번째로는, 게임 내 플레이어에게 주어지는 시간이 생각보다 많다는 점이다. 매일 약 8 ~ 9 시간 정도 탐험하는 데 소모하며, 몇몇 시간이 오래 걸리는 이벤트를 제외해도 이틀 동안 12시간 정도는 완전한 자유 시간으로 주어진다. 탐색 관련 클릭 하나당 약 1분 소모된다는 걸 생각하면, 괴상한 질문들을 모두 누르는 데 시간을 낭비하지만 않는다면 탐색에 있어 시간이 과하게 모자랄 일은 없을 것이다. 실제로도 1회차 때 헛짓거리를 많이 했지만 진엔딩 관련 진행을 약 75% 정도 성공했으며, 아무런 사전 지식 없이 첫 회차때 최적의 결말을 보는 게 불가능한 건 전혀 아니다. 즉, 게임 내 시간 제한이 뻑뻑하거나 부조리한 건 아니며, 오히려 대다수의 포인트 앤 클릭 게임에서 보이는 "무지성으로 클릭하기" 를 방지함과 동시에 게임 내 선택지를 누르기 전 한 두 번 정도 생각하고 결정하는 동기 + 시간에 쫓긴다는 탐정의 심정에 공감하는 몰입감을 제공해 주었다고 생각한다.
> 오히려 다른 부정적 평가들에서 공감했던 점은 생각보다 탐험의 폭이 좁다는 점 및 추리 게임이라는 장르로 이 게임을 접하면 쉬운 난이도에 당황할 것이라는 점이었다. 전자의 경우, 물론 모든 탐험 게임이 무한한 컨텐츠를 제공할 수는 없지만, "선택의 중요성" 이라는 태그가 붙은 것 치고는 중요한 선택지가 별로 없으며 오히려 직선형 구조를 지니고 있다. 엔딩 분기가 갈리는 것도 교령회가 일어나기 전 모든 용의자들의 과거를 알아내고 그들을 얼마나 도와줬는가 (즉, 얼마나 게임을 완료했는가) 로 갈리며, 게임의 결말 부근에서 누가 납치범이었는지 추리를 실패하면 나오는 끔찍한 엔딩 빼고는 플레이어가 잘못된 선택을 했다고 해서 엔딩이 변하는 건 없다. 물론 용의자를 알아내는 과정에서 탐험 요소를 맛보고 재미를 느끼는 것이기에 이에 대한 심한 불만을 느끼지는 않았으나, 광활한 저택에서 펼쳐지는 어드벤처 및 다양한 선택지 면에서 흥미로운 게임플레이를 원했다면 실망을 할 수 있기에 평가에 미리 적어 놓는다. 후자의 경우, 게임의 분위기만 보면 본격 추리 소설들처럼 두뇌 싸움을 많이 해야 할 것 같지만, 실제로는 건실하게 저택을 돌아다니며 미스터리를 차근차근 풀어가다 보면 자연스레 범인이 한 명으로 좁혀지게 된다. "잘 쓴 추리 소설이라면 독자가 그렇게 유추하는 건 당연한 게 아닌가?" 라고 생각할 수 있는데, 황금 우상 사건같은 어려운 추리 게임에서 단서를 다 눈앞에 주는데도 머리를 내려치며 추리를 겨우 성공했던 걸 생각하면, 이 게임은 오히려 훨씬 쉬운 게임인 오리 탐정 시리즈처럼 "아니 게임을 진행했을 뿐인데 사건이 해결 되었다니까?" 라는 말이 저절로 나오게 된다. 게다가 게임의 결말 부분에서 범인에 대한 단서가 하나 더 풀리게 되는데, 이 단서가 범인을 특정하는데 너무나도 강력한 단서여서 추리의 난이도가 급격히 하락하게 된다는 것도 아쉬운 점이었다. 실제로도 1회차 때 단서 두 개를 제대로 못 써먹었는데 마지막 단서를 보고 바로 범인을 찾는 데 성공하였으니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말 전의 부분에서는 범인에 대한 단서 떡밥 뿌리기를 적당하게 잘 하였다고 생각하며, 20명 정도나 되는 다양한 용의자들을 잘 버무려 넣었다는 점은 마음에 들었기 때문에, 추리의 난이도만 제외한다면 이와 관련된 시스템 및 스토리 구조는 잘 설계하였다고 생각한다. 참고로 게임 진행에 있어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 Tab 키를 눌러서 맨 좌측의 Mysteries 를 누른 뒤, 각 미스터리 및 용의자 항목을 누르면 무엇을 해야 이에 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지 대놓고 알려주므로, 텍스트를 대강 읽다가 뭘 해야하는지 까먹었다면 해당 메뉴를 톡톡히 활용하도록 하자.
> 그렇다면 스토리는 어떠한가? 범인을 검거하는 과정의 난이도 및 추리 관련 게임플레이를 제외하고 순수하게 스토리만 따져 보자면, 의외로 그렇게 나쁜 스토리는 아니었다. 여러 명의 용의자에 대해 알아가는 과정 및 각 인물의 개성과 그들이 어떻게 Evelyn Deane 과 연관되어 있는지는 생각보다 잘 쓰여져 있었으며, 용의자들의 과거를 알아내고 그들의 고충을 해결하는 게 범인을 검거하는 과정과 잘 녹아 들어가지 않는다는 부정적인 평가도 보이기는 했으나, 개인적으로 그 정도로 많이 신경 쓰이지는 않았다. 오히려 이보다 더 진입 장벽을 느낄 수 있는 건 게임 내 스토리의 소재인데, 게임 내 오컬트 및 초현실적 요소의 대부분이 아일랜드의 설화에서 유래하였기 때문에 이 쪽 소재에 대한 사전 지식이 없다면 몇몇 이야기의 흐름을 따라가고 받아들이는 게 힘들 수 있다. 다행히 게임 내 도서관에서 각종 자잘한 소재에 관한 지식을 읽어 볼 수 있다만, 아일랜드의 역사 및 설화에 관심이 없다면 이를 읽는 게 살짝 지루할 수 있다. 그래도 게임의 주요 스토리 흐름이 난해하지 않기 때문에, "이 책들을 다 읽지 않는다면 스토리가 이해가 되지 않아서 지루하게 느껴질까?" 라는 고민을 가질 필요는 없다. 엔딩에 와서 밝혀지는 진상 및 결말은 충분히 임팩트 있었으며, 눈치가 빨랐다면 결말을 예상할 수도 있겠지만 그 정도로 뻔한 스토리는 아니었다고 생각한다. 한 가지 마음에 들었던 점은 엔딩 이후 나오는 후일담인데, 범인이 아닌 사람들을 성공적으로 구해서 교령회 이후 사망하지 않으면, 사건 이후 무엇을 하게 되었는지 짧은 텍스트와 일러스트를 보여주기 때문에, 마치 스토리 기반 게임의 엔딩을 본 뒤 에필로그를 감상하는 듯한 재미를 느낄 수 있다. 참고로 트루 엔딩 (모든 구할 수 있는 사람들을 구하는 최적의 엔딩) 을 보게 되면 여기에 더해 일반 엔딩에서 안 나오는 추가 컷씬이 나오니, 스토리가 진정으로 마무리 되는 듯한 느낌을 받고 싶다면 트루 엔딩을 노리는 걸 권장한다.
결론적으로, 난이도 면에서 아쉽기는 하지만 그래도 구조 자체는 탄탄한 추리 기반 게임플레이 구조, 흥미를 가지게 만드는 소재의 활용 및 다양한 개성의 인물들을 활용하여 나온 매력적인 스토리, 그리고 평가 자체에는 언급하지 않았으나 훌륭한 비주얼 및 음울한 분위기를 조성하는 사운드의 적절한 활용을 버무려서 나온, 여러모로 나쁘지 않은 게임이여서 추천. 플레이타임의 경우 1회차 기준 12시간이 걸려 엔딩을 보았으며, 생각보다 분량이 적은 게임은 아니라 가격 대비 플레이타임이 그렇게까지 아쉬운 게임은 아니다. 다만 게임을 직접 플레이하며 크게 거슬리는 점이 한 가지 있었는데, 왜인지 모르겠는데 게임 중간중간 로딩이 잦아서 게임의 흐름을 끊어 먹는다는 점이었다. 게임 최적화 문제는 아닌 거 같은데 - 게임을 플레이하며 정원 구역을 로딩할 때 버벅임이 발생하는 것 빼고는 버그 및 진행 관련 이슈가 없었다 - 이상하게 로딩이 많아서 자꾸 게임 진행이 약간씩 멈추는 게 신경에 거슬렸다. 그래도 게임이 출시된 지 얼마 되지 않았으니, 이러한 문제점들을 이후 업데이트로 완화할 수 있기를 바란다.
여담) 스팀 업적의 경우, 100% 달성이 그렇게 어렵지는 않으나 트루 엔딩 1번 및 배드 엔딩 1번을 봐야 해서, 1회차 플레이 안에 이 두 업적을 동시에 따는 건 놓치기 쉽다. 회차 플레이에 크게 신경쓰지 않는다면, 1회차 때는 본인이 원하는 대로 플레이하고, 2회차 때는 용의자들을 도와 주되 각 인물의 퀘스트를 완료하기 직전에 맞춰 놓고 > 해당 세이브파일에서 배드 엔딩을 본 뒤 > 불러오기를 하고 모든 인물들을 도와 줘서 트루 엔딩을 본다면 어느 정도 회차 노가다를 완화할 수 있을 것이다. 참고로 게임 내 시간 빨리 감기 및 시간 되돌리기 (정확히 말하면 1시간 단위로 되돌리기 때문에, 너무 미세한 시간 조작은 기대하지 말고 특정 이벤트를 놓쳤다면 이를 만회하기 위해서만 쓰자) 를 지원하며, 자동 세이브가 매우 꼼꼼한 게임이기 때문에 게임 내 편의성은 잘 갖춰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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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Séance of Blake Manor
Nov 3, 2025
Nov 3, 2025

765611983315554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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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택에서 실종된 한 여인을 찾기 위해 대규모 교령회에 참여하게 되는 한 사립 탐정이, 저택의 비밀과 교령회에 참가하는 신비주의자들에 대해 알아가며 진상을 서서히 밝혀가는 이야기.
The Seance of Blake Manor 라는 게임의 제목을 직역하면 "Blake 저택에서의 교령회 / 영매술 의식" 으로, 교령회에 참여하기 위해 저택까지 왔다가 실종된 여인인 Evelyn Deane 을 찾아내기 위해 주인공인 사립 탐정 Declan Ward 가 탐구하는 행사이기도 하다. 명성 있는 대저택 안에서 단순히 한 사람이 실종되었다면 탐정에게 맡기는 게 아니라 주변 경찰과 협력하는 게 더 빠르다고 생각할 수도 있으나, 세 가지 이유 때문에 주인공은 저택 내 정체를 모르는 사람에게서 실종과 관련된 편지를 받고 이 사건을 해결하게 위해 나서게 된다. 먼저, 이 게임의 시대적 배경은 1897년으로, 현대 사회와 다르게 실종된 사람을 찾는 일이 그리 신속하게 벌어지지 않는다. 두 번째로, 이 게임의 세계관은 게임 내 오컬트적 및 초자연적인 현상들이 자연스럽게 일어나는 세계관으로, 정확히 말하자면 우리가 사는 세상처럼 이런 오컬트와 관련된 신비주의자들이 다수를 차지하는 건 아니지만, 게임 내 이런저런 마법 의식들 및 비현실적인 사건들이 실제로 일어나기 때문에 요즘 나오는 특수설정 미스터리 / 추리 소설처럼 너무 현실적인 접근 방식으로는 해결을 할 수 없는 사건이다. 마지막으로, 한 사람이 실종되었다면 교령회에 참여하는 사람들 사이에서도 말이 나와야 되는데, 이상하게도 저택에 있는 사람들은 Evelyn Deane 에 대한 기억이 싹 다 지워진 것처럼 행동하였으며, 실제로 저택 내 사람들에게 실종된 여인이 어디로 갔는지 물어보면 누군가 억지로 기억을 흐릿하게 만든 것처럼 확실한 대답을 하지 못한다. 이를 알게 된 Declan Ward 는 그녀가 아직도 이 저택 어딘가에 감금되어 있다는 결론을 내리고, 저택 안의 모든 용의자들의 이야기를 들어 보면서 누가 이 납치극을 벌였는지, 그리고 저택에 도착하고 이틀 뒤 저녁에 일어나는 교령회를 막기 위해 용의자들의 과거를 캐고 그들의 부탁을 들어주는 게 게임의 주요 스토리 내용이다. 사실 용의자들의 과거를 캐는 과정이 썩 윤리적인 건 아닌데, 저택 안에 마스터키를 훔쳐서 각 방에 몰래 침입해서 방 안의 증거물들 및 용의자들의 어두운 비밀들을 싹싹 다 긁어 먹은 뒤 이를 추궁하는 방식이기 때문이다. 그래도 주인공의 개입이 없었다면 교령회에 참여하는 모든 사람들이 끔찍한 죽음을 맞는 배드 엔딩밖에 없다는 걸 생각해 보면, "저택의 비밀을 푸는 과정이 썩 깨끗하지 않다 하더라도 결과가 중요하면 된 거 아닐까?" 라는 의문이 저절로 들게 될 것이다.
게임의 스토리에 대한 서론은 여기까지 이야기하고, 그러면 이 게임은 어떤 게임인가? The Seance of Blake Manor 에 대한 특징들을 몇 가지 적어 보자면 다음과 같다:
> 같은 개발자의 전작인 The Darkside Detective 가 조금 더 유머러스한 톤의 스토리를 지니고 있고 느긋하게 즐길 수 있는 포인트 앤 클릭 장르 게임이었다면, 이 게임의 경우 스토리가 더 진중하며 게임 내 시간 제한이 존재한다. 스토리에 대한 전반적인 감상은 밑에서 이야기하고, 게임 시스템의 경우 플레이어가 행동을 할 때마다 게임 내 시간이 흐르게 되며, 1시간마다 용의자들이 움직이고 저택 내 특정 이벤트 - 식사 또는 신화 관련 강의들에 주인공이 참여할 수 있다 - 가 일어나기 때문에, 시간을 물처럼 낭비한다면 최적의 결말을 맞지 못하고 교령회에 참여한 사람들이 사망하는 걸 무력하게 볼 수밖에 없을 것이다. 전작과 다른 방향성의 게임플레이를 지녀서 그런가 스팀 토론 및 부정적 평가들에 "굳이 시간 제한을 넣을 필요가 있었냐?" 라고 의문을 표하는 사람들이 다소 보이며, 실제로도 1회차 플레이 도중에도 트루 엔딩을 보기 위한 시간이 부족하게 되자 이와 같은 생각이 저절로 들게 되었다. 하지만, 솔직히 말해서 이 게임 내 시간 제한 시스템은 굉장히 너그러운 편이며, 2회차 때는 시간을 덜 낭비하는 법을 배우고 좀 더 최적화된 방향으로 게임을 플레이하자 오히려 3시간을 남기고 트루 엔딩을 볼 수 있게 되었다. 어떤 면에서 이 시스템이 자비로운가? 먼저, 앞의 문장에서 살짝 언급하기는 했지만, 게임 내 시간이 실시간으로 사라지는 게 아니라, 시간을 소비하는 선택지를 고를 때만 시간이 줄어든다. 이게 뭔 헛소리냐고 생각할 수 있는데, 용의자들에게 질문하기 / 식사와 같은 이벤트에 참여하기 / 단서를 확인하기 등등의 행동을 할 때 몇 분이 시간 제한에서 차감되는지 게임이 확실히 알려주며 (대부분 질문 1개 및 단서 확인 1개당 1분이라는 정직한 시간 환전 비율을 지키고 있으며, 특정 이벤트에 참여할 때는 10분 이상 걸리긴 하지만 흔한 일은 아니다) 그 외의 행동은 게임 내 시간과 관련이 없다. 이 때문에 특이하게도 장소를 이동하는데 / 저택 내 이곳저곳 돌아다니는 데 아무런 시간이 들지 않는데, 이로 인해 플레이어가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벤트가 발생하기 전 무조건 정해진 장소로 미리 가야 한다는 압박감을 전혀 느끼지 않으며, 플레이어가 클릭만 신중히 한다면 탐험을 여유롭게 즐길 수 있다. 두 번째로는, 게임 내 플레이어에게 주어지는 시간이 생각보다 많다는 점이다. 매일 약 8 ~ 9 시간 정도 탐험하는 데 소모하며, 몇몇 시간이 오래 걸리는 이벤트를 제외해도 이틀 동안 12시간 정도는 완전한 자유 시간으로 주어진다. 탐색 관련 클릭 하나당 약 1분 소모된다는 걸 생각하면, 괴상한 질문들을 모두 누르는 데 시간을 낭비하지만 않는다면 탐색에 있어 시간이 과하게 모자랄 일은 없을 것이다. 실제로도 1회차 때 헛짓거리를 많이 했지만 진엔딩 관련 진행을 약 75% 정도 성공했으며, 아무런 사전 지식 없이 첫 회차때 최적의 결말을 보는 게 불가능한 건 전혀 아니다. 즉, 게임 내 시간 제한이 뻑뻑하거나 부조리한 건 아니며, 오히려 대다수의 포인트 앤 클릭 게임에서 보이는 "무지성으로 클릭하기" 를 방지함과 동시에 게임 내 선택지를 누르기 전 한 두 번 정도 생각하고 결정하는 동기 + 시간에 쫓긴다는 탐정의 심정에 공감하는 몰입감을 제공해 주었다고 생각한다.
> 오히려 다른 부정적 평가들에서 공감했던 점은 생각보다 탐험의 폭이 좁다는 점 및 추리 게임이라는 장르로 이 게임을 접하면 쉬운 난이도에 당황할 것이라는 점이었다. 전자의 경우, 물론 모든 탐험 게임이 무한한 컨텐츠를 제공할 수는 없지만, "선택의 중요성" 이라는 태그가 붙은 것 치고는 중요한 선택지가 별로 없으며 오히려 직선형 구조를 지니고 있다. 엔딩 분기가 갈리는 것도 교령회가 일어나기 전 모든 용의자들의 과거를 알아내고 그들을 얼마나 도와줬는가 (즉, 얼마나 게임을 완료했는가) 로 갈리며, 게임의 결말 부근에서 누가 납치범이었는지 추리를 실패하면 나오는 끔찍한 엔딩 빼고는 플레이어가 잘못된 선택을 했다고 해서 엔딩이 변하는 건 없다. 물론 용의자를 알아내는 과정에서 탐험 요소를 맛보고 재미를 느끼는 것이기에 이에 대한 심한 불만을 느끼지는 않았으나, 광활한 저택에서 펼쳐지는 어드벤처 및 다양한 선택지 면에서 흥미로운 게임플레이를 원했다면 실망을 할 수 있기에 평가에 미리 적어 놓는다. 후자의 경우, 게임의 분위기만 보면 본격 추리 소설들처럼 두뇌 싸움을 많이 해야 할 것 같지만, 실제로는 건실하게 저택을 돌아다니며 미스터리를 차근차근 풀어가다 보면 자연스레 범인이 한 명으로 좁혀지게 된다. "잘 쓴 추리 소설이라면 독자가 그렇게 유추하는 건 당연한 게 아닌가?" 라고 생각할 수 있는데, 황금 우상 사건같은 어려운 추리 게임에서 단서를 다 눈앞에 주는데도 머리를 내려치며 추리를 겨우 성공했던 걸 생각하면, 이 게임은 오히려 훨씬 쉬운 게임인 오리 탐정 시리즈처럼 "아니 게임을 진행했을 뿐인데 사건이 해결 되었다니까?" 라는 말이 저절로 나오게 된다. 게다가 게임의 결말 부분에서 범인에 대한 단서가 하나 더 풀리게 되는데, 이 단서가 범인을 특정하는데 너무나도 강력한 단서여서 추리의 난이도가 급격히 하락하게 된다는 것도 아쉬운 점이었다. 실제로도 1회차 때 단서 두 개를 제대로 못 써먹었는데 마지막 단서를 보고 바로 범인을 찾는 데 성공하였으니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말 전의 부분에서는 범인에 대한 단서 떡밥 뿌리기를 적당하게 잘 하였다고 생각하며, 20명 정도나 되는 다양한 용의자들을 잘 버무려 넣었다는 점은 마음에 들었기 때문에, 추리의 난이도만 제외한다면 이와 관련된 시스템 및 스토리 구조는 잘 설계하였다고 생각한다. 참고로 게임 진행에 있어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 Tab 키를 눌러서 맨 좌측의 Mysteries 를 누른 뒤, 각 미스터리 및 용의자 항목을 누르면 무엇을 해야 이에 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지 대놓고 알려주므로, 텍스트를 대강 읽다가 뭘 해야하는지 까먹었다면 해당 메뉴를 톡톡히 활용하도록 하자.
> 그렇다면 스토리는 어떠한가? 범인을 검거하는 과정의 난이도 및 추리 관련 게임플레이를 제외하고 순수하게 스토리만 따져 보자면, 의외로 그렇게 나쁜 스토리는 아니었다. 여러 명의 용의자에 대해 알아가는 과정 및 각 인물의 개성과 그들이 어떻게 Evelyn Deane 과 연관되어 있는지는 생각보다 잘 쓰여져 있었으며, 용의자들의 과거를 알아내고 그들의 고충을 해결하는 게 범인을 검거하는 과정과 잘 녹아 들어가지 않는다는 부정적인 평가도 보이기는 했으나, 개인적으로 그 정도로 많이 신경 쓰이지는 않았다. 오히려 이보다 더 진입 장벽을 느낄 수 있는 건 게임 내 스토리의 소재인데, 게임 내 오컬트 및 초현실적 요소의 대부분이 아일랜드의 설화에서 유래하였기 때문에 이 쪽 소재에 대한 사전 지식이 없다면 몇몇 이야기의 흐름을 따라가고 받아들이는 게 힘들 수 있다. 다행히 게임 내 도서관에서 각종 자잘한 소재에 관한 지식을 읽어 볼 수 있다만, 아일랜드의 역사 및 설화에 관심이 없다면 이를 읽는 게 살짝 지루할 수 있다. 그래도 게임의 주요 스토리 흐름이 난해하지 않기 때문에, "이 책들을 다 읽지 않는다면 스토리가 이해가 되지 않아서 지루하게 느껴질까?" 라는 고민을 가질 필요는 없다. 엔딩에 와서 밝혀지는 진상 및 결말은 충분히 임팩트 있었으며, 눈치가 빨랐다면 결말을 예상할 수도 있겠지만 그 정도로 뻔한 스토리는 아니었다고 생각한다. 한 가지 마음에 들었던 점은 엔딩 이후 나오는 후일담인데, 범인이 아닌 사람들을 성공적으로 구해서 교령회 이후 사망하지 않으면, 사건 이후 무엇을 하게 되었는지 짧은 텍스트와 일러스트를 보여주기 때문에, 마치 스토리 기반 게임의 엔딩을 본 뒤 에필로그를 감상하는 듯한 재미를 느낄 수 있다. 참고로 트루 엔딩 (모든 구할 수 있는 사람들을 구하는 최적의 엔딩) 을 보게 되면 여기에 더해 일반 엔딩에서 안 나오는 추가 컷씬이 나오니, 스토리가 진정으로 마무리 되는 듯한 느낌을 받고 싶다면 트루 엔딩을 노리는 걸 권장한다.
결론적으로, 난이도 면에서 아쉽기는 하지만 그래도 구조 자체는 탄탄한 추리 기반 게임플레이 구조, 흥미를 가지게 만드는 소재의 활용 및 다양한 개성의 인물들을 활용하여 나온 매력적인 스토리, 그리고 평가 자체에는 언급하지 않았으나 훌륭한 비주얼 및 음울한 분위기를 조성하는 사운드의 적절한 활용을 버무려서 나온, 여러모로 나쁘지 않은 게임이여서 추천. 플레이타임의 경우 1회차 기준 12시간이 걸려 엔딩을 보았으며, 생각보다 분량이 적은 게임은 아니라 가격 대비 플레이타임이 그렇게까지 아쉬운 게임은 아니다. 다만 게임을 직접 플레이하며 크게 거슬리는 점이 한 가지 있었는데, 왜인지 모르겠는데 게임 중간중간 로딩이 잦아서 게임의 흐름을 끊어 먹는다는 점이었다. 게임 최적화 문제는 아닌 거 같은데 - 게임을 플레이하며 정원 구역을 로딩할 때 버벅임이 발생하는 것 빼고는 버그 및 진행 관련 이슈가 없었다 - 이상하게 로딩이 많아서 자꾸 게임 진행이 약간씩 멈추는 게 신경에 거슬렸다. 그래도 게임이 출시된 지 얼마 되지 않았으니, 이러한 문제점들을 이후 업데이트로 완화할 수 있기를 바란다.
여담) 스팀 업적의 경우, 100% 달성이 그렇게 어렵지는 않으나 트루 엔딩 1번 및 배드 엔딩 1번을 봐야 해서, 1회차 플레이 안에 이 두 업적을 동시에 따는 건 놓치기 쉽다. 회차 플레이에 크게 신경쓰지 않는다면, 1회차 때는 본인이 원하는 대로 플레이하고, 2회차 때는 용의자들을 도와 주되 각 인물의 퀘스트를 완료하기 직전에 맞춰 놓고 > 해당 세이브파일에서 배드 엔딩을 본 뒤 > 불러오기를 하고 모든 인물들을 도와 줘서 트루 엔딩을 본다면 어느 정도 회차 노가다를 완화할 수 있을 것이다. 참고로 게임 내 시간 빨리 감기 및 시간 되돌리기 (정확히 말하면 1시간 단위로 되돌리기 때문에, 너무 미세한 시간 조작은 기대하지 말고 특정 이벤트를 놓쳤다면 이를 만회하기 위해서만 쓰자) 를 지원하며, 자동 세이브가 매우 꼼꼼한 게임이기 때문에 게임 내 편의성은 잘 갖춰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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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6561198331555490
Recommended25 hrs played (25 hrs at review)
저택에서 실종된 한 여인을 찾기 위해 대규모 교령회에 참여하게 되는 한 사립 탐정이, 저택의 비밀과 교령회에 참가하는 신비주의자들에 대해 알아가며 진상을 서서히 밝혀가는 이야기.
The Seance of Blake Manor 라는 게임의 제목을 직역하면 "Blake 저택에서의 교령회 / 영매술 의식" 으로, 교령회에 참여하기 위해 저택까지 왔다가 실종된 여인인 Evelyn Deane 을 찾아내기 위해 주인공인 사립 탐정 Declan Ward 가 탐구하는 행사이기도 하다. 명성 있는 대저택 안에서 단순히 한 사람이 실종되었다면 탐정에게 맡기는 게 아니라 주변 경찰과 협력하는 게 더 빠르다고 생각할 수도 있으나, 세 가지 이유 때문에 주인공은 저택 내 정체를 모르는 사람에게서 실종과 관련된 편지를 받고 이 사건을 해결하게 위해 나서게 된다. 먼저, 이 게임의 시대적 배경은 1897년으로, 현대 사회와 다르게 실종된 사람을 찾는 일이 그리 신속하게 벌어지지 않는다. 두 번째로, 이 게임의 세계관은 게임 내 오컬트적 및 초자연적인 현상들이 자연스럽게 일어나는 세계관으로, 정확히 말하자면 우리가 사는 세상처럼 이런 오컬트와 관련된 신비주의자들이 다수를 차지하는 건 아니지만, 게임 내 이런저런 마법 의식들 및 비현실적인 사건들이 실제로 일어나기 때문에 요즘 나오는 특수설정 미스터리 / 추리 소설처럼 너무 현실적인 접근 방식으로는 해결을 할 수 없는 사건이다. 마지막으로, 한 사람이 실종되었다면 교령회에 참여하는 사람들 사이에서도 말이 나와야 되는데, 이상하게도 저택에 있는 사람들은 Evelyn Deane 에 대한 기억이 싹 다 지워진 것처럼 행동하였으며, 실제로 저택 내 사람들에게 실종된 여인이 어디로 갔는지 물어보면 누군가 억지로 기억을 흐릿하게 만든 것처럼 확실한 대답을 하지 못한다. 이를 알게 된 Declan Ward 는 그녀가 아직도 이 저택 어딘가에 감금되어 있다는 결론을 내리고, 저택 안의 모든 용의자들의 이야기를 들어 보면서 누가 이 납치극을 벌였는지, 그리고 저택에 도착하고 이틀 뒤 저녁에 일어나는 교령회를 막기 위해 용의자들의 과거를 캐고 그들의 부탁을 들어주는 게 게임의 주요 스토리 내용이다. 사실 용의자들의 과거를 캐는 과정이 썩 윤리적인 건 아닌데, 저택 안에 마스터키를 훔쳐서 각 방에 몰래 침입해서 방 안의 증거물들 및 용의자들의 어두운 비밀들을 싹싹 다 긁어 먹은 뒤 이를 추궁하는 방식이기 때문이다. 그래도 주인공의 개입이 없었다면 교령회에 참여하는 모든 사람들이 끔찍한 죽음을 맞는 배드 엔딩밖에 없다는 걸 생각해 보면, "저택의 비밀을 푸는 과정이 썩 깨끗하지 않다 하더라도 결과가 중요하면 된 거 아닐까?" 라는 의문이 저절로 들게 될 것이다.
게임의 스토리에 대한 서론은 여기까지 이야기하고, 그러면 이 게임은 어떤 게임인가? The Seance of Blake Manor 에 대한 특징들을 몇 가지 적어 보자면 다음과 같다:
> 같은 개발자의 전작인 The Darkside Detective 가 조금 더 유머러스한 톤의 스토리를 지니고 있고 느긋하게 즐길 수 있는 포인트 앤 클릭 장르 게임이었다면, 이 게임의 경우 스토리가 더 진중하며 게임 내 시간 제한이 존재한다. 스토리에 대한 전반적인 감상은 밑에서 이야기하고, 게임 시스템의 경우 플레이어가 행동을 할 때마다 게임 내 시간이 흐르게 되며, 1시간마다 용의자들이 움직이고 저택 내 특정 이벤트 - 식사 또는 신화 관련 강의들에 주인공이 참여할 수 있다 - 가 일어나기 때문에, 시간을 물처럼 낭비한다면 최적의 결말을 맞지 못하고 교령회에 참여한 사람들이 사망하는 걸 무력하게 볼 수밖에 없을 것이다. 전작과 다른 방향성의 게임플레이를 지녀서 그런가 스팀 토론 및 부정적 평가들에 "굳이 시간 제한을 넣을 필요가 있었냐?" 라고 의문을 표하는 사람들이 다소 보이며, 실제로도 1회차 플레이 도중에도 트루 엔딩을 보기 위한 시간이 부족하게 되자 이와 같은 생각이 저절로 들게 되었다. 하지만, 솔직히 말해서 이 게임 내 시간 제한 시스템은 굉장히 너그러운 편이며, 2회차 때는 시간을 덜 낭비하는 법을 배우고 좀 더 최적화된 방향으로 게임을 플레이하자 오히려 3시간을 남기고 트루 엔딩을 볼 수 있게 되었다. 어떤 면에서 이 시스템이 자비로운가? 먼저, 앞의 문장에서 살짝 언급하기는 했지만, 게임 내 시간이 실시간으로 사라지는 게 아니라, 시간을 소비하는 선택지를 고를 때만 시간이 줄어든다. 이게 뭔 헛소리냐고 생각할 수 있는데, 용의자들에게 질문하기 / 식사와 같은 이벤트에 참여하기 / 단서를 확인하기 등등의 행동을 할 때 몇 분이 시간 제한에서 차감되는지 게임이 확실히 알려주며 (대부분 질문 1개 및 단서 확인 1개당 1분이라는 정직한 시간 환전 비율을 지키고 있으며, 특정 이벤트에 참여할 때는 10분 이상 걸리긴 하지만 흔한 일은 아니다) 그 외의 행동은 게임 내 시간과 관련이 없다. 이 때문에 특이하게도 장소를 이동하는데 / 저택 내 이곳저곳 돌아다니는 데 아무런 시간이 들지 않는데, 이로 인해 플레이어가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벤트가 발생하기 전 무조건 정해진 장소로 미리 가야 한다는 압박감을 전혀 느끼지 않으며, 플레이어가 클릭만 신중히 한다면 탐험을 여유롭게 즐길 수 있다. 두 번째로는, 게임 내 플레이어에게 주어지는 시간이 생각보다 많다는 점이다. 매일 약 8 ~ 9 시간 정도 탐험하는 데 소모하며, 몇몇 시간이 오래 걸리는 이벤트를 제외해도 이틀 동안 12시간 정도는 완전한 자유 시간으로 주어진다. 탐색 관련 클릭 하나당 약 1분 소모된다는 걸 생각하면, 괴상한 질문들을 모두 누르는 데 시간을 낭비하지만 않는다면 탐색에 있어 시간이 과하게 모자랄 일은 없을 것이다. 실제로도 1회차 때 헛짓거리를 많이 했지만 진엔딩 관련 진행을 약 75% 정도 성공했으며, 아무런 사전 지식 없이 첫 회차때 최적의 결말을 보는 게 불가능한 건 전혀 아니다. 즉, 게임 내 시간 제한이 뻑뻑하거나 부조리한 건 아니며, 오히려 대다수의 포인트 앤 클릭 게임에서 보이는 "무지성으로 클릭하기" 를 방지함과 동시에 게임 내 선택지를 누르기 전 한 두 번 정도 생각하고 결정하는 동기 + 시간에 쫓긴다는 탐정의 심정에 공감하는 몰입감을 제공해 주었다고 생각한다.
> 오히려 다른 부정적 평가들에서 공감했던 점은 생각보다 탐험의 폭이 좁다는 점 및 추리 게임이라는 장르로 이 게임을 접하면 쉬운 난이도에 당황할 것이라는 점이었다. 전자의 경우, 물론 모든 탐험 게임이 무한한 컨텐츠를 제공할 수는 없지만, "선택의 중요성" 이라는 태그가 붙은 것 치고는 중요한 선택지가 별로 없으며 오히려 직선형 구조를 지니고 있다. 엔딩 분기가 갈리는 것도 교령회가 일어나기 전 모든 용의자들의 과거를 알아내고 그들을 얼마나 도와줬는가 (즉, 얼마나 게임을 완료했는가) 로 갈리며, 게임의 결말 부근에서 누가 납치범이었는지 추리를 실패하면 나오는 끔찍한 엔딩 빼고는 플레이어가 잘못된 선택을 했다고 해서 엔딩이 변하는 건 없다. 물론 용의자를 알아내는 과정에서 탐험 요소를 맛보고 재미를 느끼는 것이기에 이에 대한 심한 불만을 느끼지는 않았으나, 광활한 저택에서 펼쳐지는 어드벤처 및 다양한 선택지 면에서 흥미로운 게임플레이를 원했다면 실망을 할 수 있기에 평가에 미리 적어 놓는다. 후자의 경우, 게임의 분위기만 보면 본격 추리 소설들처럼 두뇌 싸움을 많이 해야 할 것 같지만, 실제로는 건실하게 저택을 돌아다니며 미스터리를 차근차근 풀어가다 보면 자연스레 범인이 한 명으로 좁혀지게 된다. "잘 쓴 추리 소설이라면 독자가 그렇게 유추하는 건 당연한 게 아닌가?" 라고 생각할 수 있는데, 황금 우상 사건같은 어려운 추리 게임에서 단서를 다 눈앞에 주는데도 머리를 내려치며 추리를 겨우 성공했던 걸 생각하면, 이 게임은 오히려 훨씬 쉬운 게임인 오리 탐정 시리즈처럼 "아니 게임을 진행했을 뿐인데 사건이 해결 되었다니까?" 라는 말이 저절로 나오게 된다. 게다가 게임의 결말 부분에서 범인에 대한 단서가 하나 더 풀리게 되는데, 이 단서가 범인을 특정하는데 너무나도 강력한 단서여서 추리의 난이도가 급격히 하락하게 된다는 것도 아쉬운 점이었다. 실제로도 1회차 때 단서 두 개를 제대로 못 써먹었는데 마지막 단서를 보고 바로 범인을 찾는 데 성공하였으니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말 전의 부분에서는 범인에 대한 단서 떡밥 뿌리기를 적당하게 잘 하였다고 생각하며, 20명 정도나 되는 다양한 용의자들을 잘 버무려 넣었다는 점은 마음에 들었기 때문에, 추리의 난이도만 제외한다면 이와 관련된 시스템 및 스토리 구조는 잘 설계하였다고 생각한다. 참고로 게임 진행에 있어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 Tab 키를 눌러서 맨 좌측의 Mysteries 를 누른 뒤, 각 미스터리 및 용의자 항목을 누르면 무엇을 해야 이에 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지 대놓고 알려주므로, 텍스트를 대강 읽다가 뭘 해야하는지 까먹었다면 해당 메뉴를 톡톡히 활용하도록 하자.
> 그렇다면 스토리는 어떠한가? 범인을 검거하는 과정의 난이도 및 추리 관련 게임플레이를 제외하고 순수하게 스토리만 따져 보자면, 의외로 그렇게 나쁜 스토리는 아니었다. 여러 명의 용의자에 대해 알아가는 과정 및 각 인물의 개성과 그들이 어떻게 Evelyn Deane 과 연관되어 있는지는 생각보다 잘 쓰여져 있었으며, 용의자들의 과거를 알아내고 그들의 고충을 해결하는 게 범인을 검거하는 과정과 잘 녹아 들어가지 않는다는 부정적인 평가도 보이기는 했으나, 개인적으로 그 정도로 많이 신경 쓰이지는 않았다. 오히려 이보다 더 진입 장벽을 느낄 수 있는 건 게임 내 스토리의 소재인데, 게임 내 오컬트 및 초현실적 요소의 대부분이 아일랜드의 설화에서 유래하였기 때문에 이 쪽 소재에 대한 사전 지식이 없다면 몇몇 이야기의 흐름을 따라가고 받아들이는 게 힘들 수 있다. 다행히 게임 내 도서관에서 각종 자잘한 소재에 관한 지식을 읽어 볼 수 있다만, 아일랜드의 역사 및 설화에 관심이 없다면 이를 읽는 게 살짝 지루할 수 있다. 그래도 게임의 주요 스토리 흐름이 난해하지 않기 때문에, "이 책들을 다 읽지 않는다면 스토리가 이해가 되지 않아서 지루하게 느껴질까?" 라는 고민을 가질 필요는 없다. 엔딩에 와서 밝혀지는 진상 및 결말은 충분히 임팩트 있었으며, 눈치가 빨랐다면 결말을 예상할 수도 있겠지만 그 정도로 뻔한 스토리는 아니었다고 생각한다. 한 가지 마음에 들었던 점은 엔딩 이후 나오는 후일담인데, 범인이 아닌 사람들을 성공적으로 구해서 교령회 이후 사망하지 않으면, 사건 이후 무엇을 하게 되었는지 짧은 텍스트와 일러스트를 보여주기 때문에, 마치 스토리 기반 게임의 엔딩을 본 뒤 에필로그를 감상하는 듯한 재미를 느낄 수 있다. 참고로 트루 엔딩 (모든 구할 수 있는 사람들을 구하는 최적의 엔딩) 을 보게 되면 여기에 더해 일반 엔딩에서 안 나오는 추가 컷씬이 나오니, 스토리가 진정으로 마무리 되는 듯한 느낌을 받고 싶다면 트루 엔딩을 노리는 걸 권장한다.
결론적으로, 난이도 면에서 아쉽기는 하지만 그래도 구조 자체는 탄탄한 추리 기반 게임플레이 구조, 흥미를 가지게 만드는 소재의 활용 및 다양한 개성의 인물들을 활용하여 나온 매력적인 스토리, 그리고 평가 자체에는 언급하지 않았으나 훌륭한 비주얼 및 음울한 분위기를 조성하는 사운드의 적절한 활용을 버무려서 나온, 여러모로 나쁘지 않은 게임이여서 추천. 플레이타임의 경우 1회차 기준 12시간이 걸려 엔딩을 보았으며, 생각보다 분량이 적은 게임은 아니라 가격 대비 플레이타임이 그렇게까지 아쉬운 게임은 아니다. 다만 게임을 직접 플레이하며 크게 거슬리는 점이 한 가지 있었는데, 왜인지 모르겠는데 게임 중간중간 로딩이 잦아서 게임의 흐름을 끊어 먹는다는 점이었다. 게임 최적화 문제는 아닌 거 같은데 - 게임을 플레이하며 정원 구역을 로딩할 때 버벅임이 발생하는 것 빼고는 버그 및 진행 관련 이슈가 없었다 - 이상하게 로딩이 많아서 자꾸 게임 진행이 약간씩 멈추는 게 신경에 거슬렸다. 그래도 게임이 출시된 지 얼마 되지 않았으니, 이러한 문제점들을 이후 업데이트로 완화할 수 있기를 바란다.
여담) 스팀 업적의 경우, 100% 달성이 그렇게 어렵지는 않으나 트루 엔딩 1번 및 배드 엔딩 1번을 봐야 해서, 1회차 플레이 안에 이 두 업적을 동시에 따는 건 놓치기 쉽다. 회차 플레이에 크게 신경쓰지 않는다면, 1회차 때는 본인이 원하는 대로 플레이하고, 2회차 때는 용의자들을 도와 주되 각 인물의 퀘스트를 완료하기 직전에 맞춰 놓고 > 해당 세이브파일에서 배드 엔딩을 본 뒤 > 불러오기를 하고 모든 인물들을 도와 줘서 트루 엔딩을 본다면 어느 정도 회차 노가다를 완화할 수 있을 것이다. 참고로 게임 내 시간 빨리 감기 및 시간 되돌리기 (정확히 말하면 1시간 단위로 되돌리기 때문에, 너무 미세한 시간 조작은 기대하지 말고 특정 이벤트를 놓쳤다면 이를 만회하기 위해서만 쓰자) 를 지원하며, 자동 세이브가 매우 꼼꼼한 게임이기 때문에 게임 내 편의성은 잘 갖춰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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